홍콩 누아르의 시작, <영웅본색>
2017.03.13
요즘 ‘홍콩영화’라고 하면 딱히 연상되는 이미지가 없다. 사실 요즘 홍콩에서 영화를 만드나 싶을 정도로 낯설고 도리어 대만영화가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80~90년대에 유년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홍콩영화가 주는 의미는 그렇게 간단치 않다. 나와 친구들은 명절이면 찾아오는 성룡의 영화를 보며 웃었고, 장국영의 사슴 같은 눈망울과 양조위의 우수에 젖은 눈을 닮고 싶어 했으며, 어른이 되면 주윤발다움을 갖춘 남자가 되어 ’천년유혼’의 왕조현 같은 애인을 만나게 될 날을 꿈꿨다. 그 시절의 홍콩영화에는 스타가 즐비했다. 4대 천왕이라 유덕화, 곽부성, 장학우, 여명에 이연걸, 임청하, 주성치, 장만옥, 매염방, 오천련, 관지림, 왕정문(왕비)의 영화를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성룡식 개그+액션, 무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