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네스뵈, 오슬로 1970 시리즈 - 블러드 온 스노우
요 네스뵈, 오슬로 1970 시리즈 - 블러드 온 스노우
요 네스뵈는 잘 알지 못한다. 노르웨이의 인기 작가라는 정도와 <스노우맨>이라는 유명한 소설을 썼다는 것 정도. <스노우맨>은 일전에 나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유명세를 얻을만했단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게 봤다. 요 네스뵈는 <스노우맨>에 등장하는 형사 '해리 홀레'를 주인공인 시리즈를 여러 편 썼는데 모두 큰 인기를 얻었다. 그래서 <블러드 온 스노우>를 펼쳐 읽었을 때 나는 이 소설이 해리 홀레 시리즈 중 하나일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요 네스뵈에게는 해리 홀레 시리즈 말고도 다른 작품이 더 있었다. 영화 <헤드헌터>의 원작과 오슬로 1970 시리즈다. 이 책 <블러드 온 스노우>는 70년대 노르웨이 오슬로를 배경으로 마약과 매춘 사업을 버리는 암흑가의 이야기를 다룬 오슬로 1970 시리즈의 첫 편이다.
주인공 올라브는 흔히 말하는 해결사다. 은행강도를 벌이거나 매춘 업소의 포주를 맡기도 했지만, 그런 일에는 소질이 없다. 방아쇠를 당겨 사람을 죽이는 일은 능숙하게 해냈지만 마음이 약해 맡고 있던 매춘 업소에서 몸을 파는 아가씨를 동정하여 몸 값을 대신 갚아주고, 자신이 총을 쏘아 죽인 남자의 부인을 불쌍히 여겨 그 일(청부살인)을 맡아 번 돈을 줘버릴 정도다. 해결사 치고는 한심하고 유약하다.
그런 올라브에게 보스 호프만은 자신의 새 와이프 코리나를 죽이라고 한다. 올라브는 보스에 명령에 따라 그녀를 살해하기 위해 감시에 돌입하지만, 그녀를 동정하고 사랑에 빠지고 만다. 결국 보스의 와이프 대신 보스의 아들을 죽이고 그녀와 함께 달아난다. 해결사로서 빵점이다.
보스와 조직에 쫓기는 올라브는 거꾸로 보스를 죽이기 위해 보스의 맞수인 '뱃사람'을 찾아가 거래를 맺고, 보스 아들의 장례식장에서 보스와 조직원들을 해치우기로 계획을 세워 결행한다.
전자책으로 읽어 분량의 감을 잡을 수 없었지만 생각보다 빨리 끝난다는 느낌은 있었다. 종이책으로 200페이지가 채 못된다. 분량이 긴 글만을 써 온 요 네스뵈 답지 않다는 평과 해리 홀레 시리즈에 비하면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많은 작품이다.
내 경우는 비교할 수 있는 작품이 <스노우맨> 밖에 없어 '요 네스뵈'답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지 못해 제대로 평하긴 어렵다. 하지만, 작가가 하나의 시리즈만 쓰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는데 해리 홀레의 팬들을 위해서라도 작가 스스로가 결이 다른 작품을 쓰면서 리프레시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뻔한 전개와 반전, 동정심을 자아내는 주인공의 신파가 흔한 B급 영화의 시나리오 같기도 하지만 이 책을 쓰는데 단 12시간도 걸리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좋은 것 같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1970년 대의 오슬로를 상상하게 만드는 것 만으로도 좋다.
1970년 대의 오슬로는 이런 느낌...
밀리의 서재에서 볼 수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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