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현장은 구름 위 - 히가시노 게이고 명랑 추리 소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언제나 실망을 주지 않습니다. 장편은 장편대로, 단편은 단편대로 모두 매력이 넘칩니다.
일본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의 대표 주자로 불리면서 어떤 작품에서는 치매 노인, 청소년 범죄, 낙태 등의 사회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다가도 또 어떤 작품에서는 정통 추리 소설의 결을 따라 범죄 수법과 범인을 궁금하게 만들고, 때로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처럼 따뜻한 이야기를 다루다가 연애 소설에 가까운 소설을 쓰기도 하는 그의 재능이 놀랍습니다.
추리, 미스터리 작가가 다양한 소재의 여러 작품을 어찌 이렇게 쉬지 않고 내는지 그 비법이 궁금하기도 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명랑소설에도 소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살인 현장은 구름 위>는 스튜어디스인 두 주인공 하야세 에이코와 후지 마미코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인데요. 서로 성격이 상반되는 두 사람을 둘러싸고 하늘과 땅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린 단편 소설집입니다. 총 7개의 사건을 담은 짤막한 단편들에 담긴 사건들은 비록 내용은 짧더라도 한편 한편이 추리 소설의 고전적인 규칙을 따르고 있어 과연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궁궁해 하게 되면서 술술 읽게 됩니다.
날카로운 추리의 에이코와 둔하고 눈치 없는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성격의 마미코 두 사람의 대화나 배경 상황이 깔깔 대며 읽던 어린이 명랑 소설 같아서 부담 없이 읽기에 좋았습니다.
그의 많은 작품들을 읽게 되면 느끼는 특유의 '범죄자의 감정에 공감'되며 느껴지는 특유의 먹먹함이 없어 가볍게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읽는다면 좋은 휴식이 될 것 같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 <오사카 소년 탐정단> 시리즈를 읽어 보셨던 분이라면, 배경만 바뀐 유사한 분위기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실 텐데요. 가벼운 추리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추천하고 싶습니다.
오사카 소년 탐정단처럼 에이코와 마미코의 활약을 다룬 속편이 나온다면 참 좋겠지만, 이 작품은 1989년 작으로 2019년 한국어 번역판이 출간된 것이기에 이미 30년 이상 지나 속편이 나올 가능성은 없습니다.ㅜㅜ 30년 간의 갭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끄러운 번역(원문은 못 봐서 모르지만)도 좋았고, 히가시노 게이고가 1985년에 데뷔했으니 작가의 초창기 작품인데 촌스럽지 않은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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