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 한 서울 공원 - 서울숲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서울숲은 조선시대부터 피크닉을 위한 최고의 장소였다. 조선시대에는 왕의 사냥터로 쓰였는데 요즘 사람들이 휴식을 위해 서울숲에 가는 것처럼 왕들도 정사에 지친 마음을 이곳에서 달랬을 것이다.
근대에는 정수장이 생겼지만, 경마장, 승마장, 체육공원, 골프장도 들어서며 휴식의 장소로 맥을 이어갔고, 경마장이 이사 간 이후에는 오랜 시간이 걸려 공원으로 개발해 현재 서울숲은 서울에서 세 번째로 큰 공원이다. 너른 부지에 숲길과 잔디밭, 호수가 있고, 한강이 지근거리다. 식물원과 생태학습장, 각종 시설도 들어서 원래 찾는 사람이 많은 곳이었지만, 최근 성수동이 힙해지며 더 많은 이가 찾는 곳이 되었다.
얼마 전 우연찮게 야간에 서울숲 앞을 지났가 밝은 날 다시 찾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더 늦기 전에 주말에 시간을 내어 공원을 찾았다. 코로나와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공원에 나와 있었다.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하는 가족들, 아예 돗자리를 깔고 잔디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당연히 공원 내에 비어 있는 벤치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서울숲은 숲이 주는 편안함을 느끼기 정말 좋은 공간이다. 서울에서 산이 아닌 평지에 이런 숲길을 볼 수 있는 곳은 이곳밖에 없을 것 같다. 너무 넓어 이 지역을 지나는 차들이 공원 때문에 우회하지 않도록 고가 도로와 터널이 있을 정도다. 공원은 한강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생태숲 위 도보를 오래 걷다보면 한강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식물원이나 나비정원, 수도박물관 등 실내 공간에 들어가 볼 수 있었을텐데 아쉽게도 코로나로 운영되지 않고 있었다. 그래도 사슴이나 고라니도 볼 수 있고, 굳이 안에 들어가 보지 않는다고 해도 바깥에서 숲과 자연이 주는 푸르름을 만끽할 수 있어 좋다.
아이러니하게도 공원을 더 돋보이게 만드는 것은 이웃한 곳에 위치한 고층의 아파트였는데 지금 정도가 보기 좋은 것 같다. 주위에 저런 고층 빌딩이 더 생긴다면 왠지 빌딩 장벽에 둘러싸인 외딴섬처럼 보일 것 같은데 주변의 땅값을 생각한다면 앞으로도 고층의 주거용 빌딩들이 더 생길 것 같아 아쉽다.
가을의 알록달록한 숲은 어떨지 궁금하다. 그때에는 코로나가 사라져서 마스크를 하지 않고, 자유롭게 숲을 즐길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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