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의'를 재미있게 봤다면 꼭 봐야 할, 다큐3일 대학병원 흉부외과 편
TV를 좋아하지 않아 드라마, 예능에 관심이 없습니다. 끝까지 완주하는 드라마는 2~3년에 1~2편. TV 드라마를 완주한 것은 도깨비가 마지막일 정도입니다. 얼마 전 인기였던 '부부의 세계'나 '이태원 클라쓰'도 화제가 되어 제목과 출연 배우 얼굴만 간신히 알지 보통은 제목도 출연 배우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제가 최근 재미있게 본 드라마가 있습니다. 바로 <슬기로운 의사 생활>인데요.🩺🏥 등장인물 사이의 긴장이나 갈등이 없고, 병원 속 일상과 친구들의 이야기, 삶과 죽음이 오가는 속에서 환자 한 명 한 명의 사연이 눈을 끌어 울며, 웃으며 봤습니다.
드라마를 좀 더 재미있게 보고자 유튜브에서 의사 선생님들이 드라마 리뷰를 해주는 것도 보게 되었는데요. 그 때문인지 유튜브의 알고리즘으로 얼마 전 재미있는 다큐멘터리 한 편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대학병원 흉부외과의 3일을 취재한 KBS의 다큐 3일인데요.
다큐 3일은 13년 넘게 방영되고 있는 다큐멘터리로 우리 삶의 다양한 현장이나 이슈 속 현장을 3일간 밀착 취재해 소개해 주는 다큐로 여러 현장을 72시간 동안 밀도 있게 소개하기 때문에 타인들의 삶과 인생을 간접 경험해 볼 수 있어 다른 편들도 무척 재미있습니다.
제가 발견한 대학병원 흉부외과 편은 2017년에 방영된 것으로 마침 얼마 전에 업로드 된 것이었는데요. 부산의 한 대학병원 흉부외과를 3일간 취재한 내용이었습니다. 며칠 째 집에 가지 못해 피곤에 쪄든 전공의, 죽음과 사투 중인 중환자실의 환자, 수 시간에 걸친 수술의 긴장감 등과 생의 최전선에서 맞서고 있는 흉부외과 의사들의 진정한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흉부외과 의사들의 삶을 직접 느낄 수가 있어 50분이나 되는 긴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환자를 살리기 위해 자신들을 희생하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힘든 와중에도 유머를 잃지 않는 모습, 직업에 대한 사명감을 보여주는 모습 등은 드라마 속 김준완 교수와 도재학 선생님 등의 캐릭터를 떠올리게 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흉부외과는 의료계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 조차 모두 알 정도로 '비인기과'로 정평이 난 곳인데요. 생명에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심장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항상 크리티컬한 환자를 다뤄야 하고, 주로 수술 등을 하는 곳이기에 나중에 전공을 살린 개인 병원을 낼 수 없어 지원자가 적다고 합니다. 지원자가 적으니 당연히 몇 분 안 되는 선생님들이 모든 환자를 책임져야 해서 워라벨이 안 좋고, 다시 지원자가 줄며 이런 악순환을 반복한 끝에 현재는 전국적으로 해마다 20여 명 정도만 지원한다고 합니다. ㅠㅠ
http://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73619
주 6~7일에 하루에 12시간 넘게 일하는 것은 예삿 일이고, 병원에서 살다시피 하는 날이 많으며, 어떤 때에는 전공의가 부족해 한 분의 선생님이 여럿의 몫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요. 정말 엄청난 사명감과 자신의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없다면 할 수 없을 직업인 것 같습니다. 다큐를 보며 다큐 속에 등장하는 선생님들에게 저절로 존경심이 들었는데요. 미디어를 통해 흉부외과의 이런 사정들이 더 알려지고, 복지부나 관계 기관 등의 협의를 통해 힘든 환경에서 어렵게 일하시는 흉부외과 선생님들의 처우가 더 좋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흉부외과 전공을 선택하시는 분들도 더 많아지길 바라구요.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재미있게 보신 분들이라면 꼭 이 다큐도 보시고, 고생하시는 흉부외과 선생님들의 삶을 함께 들여다 보고 그분들께 존경을 보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