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음료 시장의 거인 <절대음료, 게토레이>
절대음료, 게토레이 - 대런 로벨 지음, 서종기 옮김/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누군가 흥미로운 책이 있다며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책 제목이 <절대음료, 게토레이>라니, "‘절대 반지’도 아니고 '절대 음료'라고?” 제목부터 눈길을 끄는 이 책은 ‘브랜드 & 마케팅’ 관련 독서에 마냥 손 놓고 있던 내게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게토레이 색(녹색) 바탕에 게토레이 병이 그려진 표지도 눈길이 가는데 그 위에 <절대음료로, 게토레이>를 붙이니 내용이 궁금해져 읽지 않을 수 없었다.
게토레이는 스포츠음료 시장을 처음으로 개척했다. 물론 그들의 시도가 맨 처음은 아니었지만, 그들의 상품은 타깃(스포츠 선수)에게 효과를 인정받았고, 적절한 마케팅으로 기존에 없던 시장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시장에서 수많은 경쟁자의 도전을 받으며 50년간 최대 80%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스포츠음료 시장 거인이 됐다.
이 책은 게토레이의 탄생부터 그들이 시장의 거인이 될 때까지의 그 탄생과 도전, 실패 등 브랜드 히스토리와 성공담을 다룬 책으로 브랜드나 마케팅을 공부하는 사람에게 좋은 교재가 될 것 같다.
지금이야 운동 후에 목이 마르면 누구나 스포츠음료를 마실 생각을 하고, 꼭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종종 편의점 냉장고에서 스포츠 음료를 집어든다. 하지만 게토레이의 탄생 전까지만 해도 ‘스포츠음료’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다. 1960년대만 해도 많은 선수들이 수분 부족으로 인해 경기 도중 경기력이 떨어지거나 탈수 증상 등으로 사망에 이르렀지만 물을 마시거나 소금을 섭취하는 것 이외에 적절한 대처법이 없었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미식축구팀 ‘게이터스’의 트레이너 역시 선수들의 탈수 증세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대학 의대의 로버트 케이드 박사에게 이런 고민을 털어놓는다. 마침 유사 분야를 연구하던 케이드 박사는 동료들과 포도당과 레몬즙, 각종 전해질을 혼합한 음료를 만들어 냈고, 이 음료로 인해 게이터스는 좋은 경기력을 보이게 된다.
<승리 후 게토레이를 머리 위에 붓는 세르모니>
이 후 이 음료는 게이터스의 이름을 따 <게이터레이드>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팔리기 시작했다. 소문을 들은 다른 팀들이 구매를 요청했고, ‘스토클리-밴 캠프’에 팔리면서 더 넓게 퍼져나갔고, ‘퀘이커 오츠’를 거쳐 오늘날 ‘펩시코’의 음료 라인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게토레이는 마케팅 믹스의 4P 중 ‘Product’에 가장 충실했던 브랜드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식음료 브랜드라면 하나의 성공에 기대 연결고리가 느슨한 다른 제품으로 확장하는 함정에 빠졌을 텐데 게토레이는 완전히 시장에 안착할 때까지 그런 모험을 하지 않고 ‘스포츠 기능성 음료’라는 제품 본연의 모습을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또 오늘날 스포츠 경기장에서 빠지지 않는 사이드 라인을 활용한 마케팅을 처음 시작한 곳도 ‘게토레이’였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선수들이 마시는 음료의 종이컵, 선수들이 사용하는 타월, 아이스박스까지 제품의 로고를 도입해 제공하고, 스포츠 선수들을 관리하는 트레이너 단체를 후원하고 그들의 은퇴기금을 제공하는 방식의 마케팅도 인상 깊다.
개인적으로 요즘엔 파워에이드 맛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굳이 편의점의 냉장고에서 게토레이를 고집하지 않지만, 역시 ‘스포츠음료’하면 떠오르는 것은 ‘게토레이’가 제일 먼저다. 수 십 년간 수많은 경쟁 제품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장점유율과 소비자의 머릿속에 가장 최고에 위치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자고 나면 새로운 브랜드와 신제품이 나오는 세상에서 ‘오래도록 살아남는 브랜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게토레이’의 사례를 통해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게토레이의 성공 원칙
(1) 제품, 서비스, 브랜드의 고유한 성질을 파악하고 일관성 있게 유지한다
(2) 끊임없이 시장을 연구한다
(3) 비즈니스를 실제로 움직이는 사람들을 파악하고 관리한다
(4) 쉬지 않고 새로운 고객을 찾는다
(5) 포장을 중시한다
(6) 실수에서 배운다
(7) 브랜드에 감동과 열정을 불어 넣는다
(8) 절제의 미덕을 안다
(9) 현명한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