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장, 일본어 카피를 필사하며 마음을 다독이다, <일본어 명카피 필사 노트>

갑자기 '필사'가 하고 싶어졌다. 유튜브에서 누군가 필사를 하면 좋다고 했던가? - 정서적으로 좋다고 했는지, 어휘가 좋아진다 했는지, 이유는 가물가물하지만. 그렇게 필사책을 사야겠다는 마음으로 영등포 교보문고에 향했다.
그 ‘필사 붐’은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지금 생각해 보니, 수십 년 전부터 성경 필사를 하던 분들도 많았으니 어쩌면 유행이라기보다 자연스러운 흐름일지도 모른다.
서가 중 ‘필사책’ 코너가 따로 있을 정도로 필사 붐이 여전한데, 그날 내 눈에 띈 건 이상하게도 필사책 코너가 아닌 다른 자리였다. 스치듯 본 표지 일러스트에 이끌려 “신간 소설인가 에세이인가…” 싶었는데, 제목이 ‘일본어 카피’라며 내 관심을 사로잡았다.
‘일본어 카피라니, 흥미롭다.’
아시아에서 광고 잘 만드는 나라로 태국과 일본이 떠오르는데, 태국이 ‘크리에이티브’ 중심이라면, 일본은 역시 ‘카피’인 것 같다.
내가 기억하는 일본 광고 카피들은 대부분 ‘잔잔한 여운’이 남고, 때론 시구처럼 감성을 자극해 마음이 움직이는 힘이 있었다. 조상 대대로 하이쿠를 써 온 민족의 DNA랄까, 짧은 문장에 깊은 감성을 품어냈다.
책장을 넘기며 문득 든 생각—‘어차피 무언가 쓰는 그 행위 자체가 위안이 된다면, 일본어든 한글이든 상관없지 않을까?’ 그럼에도, 일본 광고 카피들 중 몇 개는 내 마음에 오래 남았었고.
* JR 東海(도카이)의 [そうだ 京都 行こう 그래 교토에 가자] 의 카피는 아직도 생각나는데. 이 책에도 수록되어 있었다.



그래, 이 책을 사자. 현직 카피라이터이신 엮은이께서 번역과 광고 해설을 덧붙이고, 단어 뜻도 정리해 두셨다니 일본어 공부에도 확실히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솔직히 이제는 가타카나도 잘 기억나지도 않았지만.) 하루에 하나씩, 총 100개의 광고 카피를 써 내려가다 보면, 마음은 안정되고 글쓰기 감각도 살아날 테고, 일본어 실력은 덤으로 늘지 않을까.
뭐, 정작 책은 교보문고에서 구경만 하고, 구매는 알라딘에서 했다. 알라딘 마일리지 덕분에 예쁜 집게도 사은품으로 얹을 수 있었으니, 그건 또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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